December 24, 2013
건축학개론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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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미

영화의 리듬과 공간을 통해 비춰지는 캐릭터들의 감정들에 감동했다. 이 영화는 스크립트가 가장 훌륭하다. 이용주 감독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네이버 영화에 검색해보니 살인의 추억을 연출하였다고 써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연출가가 정확하게 무얼 하는것인지 몰르지만 필르모그래피에 살인의 추억이 써있는걸 본 순간 이용주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었다.

대사를 통해 모든 스토리를 알려주려는 영화보다는 공간과 리듬으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 자체를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함축된것이 더 오래 남는것 같다. 스토리를 이어가려고 하는 대사보다도 스토리에 맞춰진 대사가 더 실감난다고 해야하나.. 몇년 전에 봤던 Certified Copy (2010) 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계속해서 바뀌는 공간에 따라 그들의 대화가 달라지고 영화의 리듬에 따라 바뀌는 공간과 거기서 나오는 감정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영화를 볼 때 특정한 캐릭터에 나를 빙의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딱히 내용자체가 내게 와닿지 않아서일까 내가 특별히 집중했던 캐릭터는 없다. 인상적이었던것은 수지의 연기력. 이번학기에 Acting for Non-majors 라는 강의를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be interested, not interesting 에 관한 것이었다. 영상을 제작할때와 비슷한 맥락이다. 공간을 통해서 감정을 전달하는 것. 마지막 장면 중 하나인 수지가 빈집에 앉아 있는 장면은 건축학개론이 그녀의 첫번째 영화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영화의 리듬이 내가 수지의 연기력을 극찬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지의 연기력은 be interested, not interesting 에 딱맞는 정말 훌륭한 예 였다. 아, 그리고 이제훈의 연기 스타일에 박해일이 보이는건 나 뿐인가? 

한시간 안에 자질구레한 스토리를 잔뜩 집어넣는 드라마들만 보다가 이런 두시간짜리 영화를 보려하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내가 영화학 전공이란걸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영화를 고를때 두근거림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1. danielyeh said: 오랜만이다! 더보고 더써 ㅋㅋ
  2. filmandyuri posted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