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미
영화의 리듬과 공간을 통해 비춰지는 캐릭터들의 감정들에 감동했다. 이 영화는 스크립트가 가장 훌륭하다. 이용주 감독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네이버 영화에 검색해보니 살인의 추억을 연출하였다고 써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연출가가 정확하게 무얼 하는것인지 몰르지만 필르모그래피에 살인의 추억이 써있는걸 본 순간 이용주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었다.
대사를 통해 모든 스토리를 알려주려는 영화보다는 공간과 리듬으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영화를 좋아한다. 그 자체를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함축된것이 더 오래 남는것 같다. 스토리를 이어가려고 하는 대사보다도 스토리에 맞춰진 대사가 더 실감난다고 해야하나.. 몇년 전에 봤던 Certified Copy (2010) 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계속해서 바뀌는 공간에 따라 그들의 대화가 달라지고 영화의 리듬에 따라 바뀌는 공간과 거기서 나오는 감정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영화를 볼 때 특정한 캐릭터에 나를 빙의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딱히 내용자체가 내게 와닿지 않아서일까 내가 특별히 집중했던 캐릭터는 없다. 인상적이었던것은 수지의 연기력. 이번학기에 Acting for Non-majors 라는 강의를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be interested, not interesting 에 관한 것이었다. 영상을 제작할때와 비슷한 맥락이다. 공간을 통해서 감정을 전달하는 것. 마지막 장면 중 하나인 수지가 빈집에 앉아 있는 장면은 건축학개론이 그녀의 첫번째 영화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영화의 리듬이 내가 수지의 연기력을 극찬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지의 연기력은 be interested, not interesting 에 딱맞는 정말 훌륭한 예 였다. 아, 그리고 이제훈의 연기 스타일에 박해일이 보이는건 나 뿐인가?
한시간 안에 자질구레한 스토리를 잔뜩 집어넣는 드라마들만 보다가 이런 두시간짜리 영화를 보려하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내가 영화학 전공이란걸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영화를 고를때 두근거림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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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yeh said: 오랜만이다! 더보고 더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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